제가 크리스마스 전에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버밍햄과 아틀란타를 일주일안에 다녀오느라 약간은 숨가쁜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없앤 탓에 출장길이 별로 긴장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 믿고 뒤에 계신 고객사 분들과 상사을 생각하면 조금의 실수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출장은 일정에 큰 변화없이 잘 진행되고 있었고 마지막 밤을 잘 아틀란타의 호텔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게되었습니다.
미국도 온 김에 스테이크 한번 못먹고 가면 말이 안된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현지에 살고계신 한국분의 소개로 그래도 평이 좋은 스테이크 식당에 가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Family restaurant라고 불리는 외국 브랜드의 식당에서 먹었는데 여기는 그런 식당이 아니었습니다.
테이블에 안내되고 줄리라는 이름의 20대 초반의 여성이 저희 테이블 담당이 되었습니다. 스테이크야 한국에서도 몇 번 먹어본 경험이 있어 메뉴를 보고 적당한 양과 가격을 보고 주문을 했습니다. 스테이크, 라이스, 포테이토, 베지터블...익히 들어온 말들이라 소나기 처럼 쏟아내는 그녀의 말도 대충 알아들었습니다.
주문까지는 좋았으나 정작 나온 스테이크는 겉만 살짝 익힌 채 나왔습니다.
 
나: 어라 내가 분면 Well 이라고 말했고 한번 더 확인했는데..
 
그러나 여기서는 이게 Well로 익혀서 나온걸거다. 한국식과는 다를 거라는 대세가 있어 그냥 넘어갔습니다. 하하
하지만 계속 이상한 생각이 들어 1/2 쯤 먹었을 때 - 양도 많아 먹다가 잠시 숨도 돌릴 겸...- 다시 줄리를 불렀습니다.
 
나: 이게 Well 로 요리한 거 맞나요?
줄리: 아니다. Rare  다. 아까 주문 시 확인했는데...
 
그녀의 이 한 마디에 저를 포함 네 명은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남은 건 먹어야 하기에...
 
나: 난 Well로 주문 된 줄 알았다. 나머지 가져다가 Well로 해줄 수 있냐?
 
그녀도 상황이 재밌는지 멋적은 웃음을 띠고 옆에 있던 남자 웨이터가 접시 네개를 다 수거해 가더군요.
그리고 몇 분 후 조금은 과하게 익힌 스테이크가 다시 나왔고 그럭저럭 접시를 다 비우게 됐습니다.
 
그러나 얘기는 여기서 끝나질 않았습니다.
저흰 이런 것도 추억이라면 스테이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때 줄리가 나타나서
 
줄리: 디저트가 있는데...다른 건 필요없어요~~?
나:디저트? 뭐가 있나요?
줄리: 초코렛 케익, 파인애플 파이가 있어요.
 
저는 과감히 초코렛 케익 2개와 파인애플 파이 2개를 시켰습니다.
그러나 나온 디저트는 식사로도 충분한 양의 케익과 파이가 큰 접시 네개에 나오더군요.
이거 너무 많은데 라는 생각과 함께 이정도면 공짜 디저트가 아닐 거라는 생각에 계산서를 요구해서 보니 역시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스테이크의 양과 앞선 주문실패의 쓴 경험이 있어서 하나에 6.99USD씩 하는 디저트가 넘어가질 않았습니다.
우리 일행은 초코렛 케익 한 조각과 파인애플 파이 반 조각 정도를 간신히 입에 담고 나머지는 take out 하여 호텔로 가져왔습니다.
오는 도중 웃음이 계속 나오더군요...하하
 
그리고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중론에 그날 밤 다시 꺼내어 먹으려고 시도했으나 그네들 음식이 워낙 달고 이미 모양새가 케익이 아닌 이상한 형태로 변하여 몇 조각 건드려보곤 이내 쓰레기통으로 날려버렸습니다.
 
속 쓰린 저녁식사로 출장 마지막 밤을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다녀와서 연말 연시 열심히 CNN 를 보는 계기가 된 이번 출장입니다. 하하
예전에 저 혼자 여행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긴장감이 있었지만 출장 본연의 업무외에 공항, 렌터카센터, 호텔, 출장 미팅, 여러 식당, 쇼핑센터 등 다양한 영어의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되면 "W, E, L, L"를 확실하게 불러줘야겠습니다. 하하

*마지막 날 묵었던 아틀란타의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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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중에서...
정 치용 교수(한국예술종합대 교수, 창원시향 지휘자)와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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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프랑스와 같은 유럽에서는 음악인에 대한 대접이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던데.
정치용 교수:
독일도 그렇고, 우리는 상상도 못할 정도인 게 사실이다.
우리는 5천 년 문화 운운하며 자랑을 하면서도 정작 문화예술에 뒷받침하는 걸 보면 참 답답하다.
우리나라는 퇴근 후의 문화가 전무한 나라이다. 대부분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거나 비즈니스 접대를 하면서 보낸다.
그걸 건전한 문화 쪽으로 바꾸려는 정부시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투자는 없다. 예술은 경제논리로 따질 일이 아니다.
공공의 정신적 이익에 관한 문제다.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정신적 풍요를 공공의 이익으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장 태평한 시대라는 영·정조 시대도 문화예술이 꽃피었던 시기다.
문화예술이 풍요로워지면 범죄도 줄어들게 된다.
그게 공공적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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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가을...
한 두번 겪은 것도 아닌데 날이 선 바람이 오늘은 더 매서운 것 같다.
이런 날은 어떻게 옷을 입어야할지 조금은 망설여진다.
지난 한 주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교복같은 자켓과 바지에 다리를 질러넣으며 그런 고민없이 살 수 있음에 조금은 안도한다.

이 와중 계절의 변화를 무색케하는 모기가 보란 지난 밤 나의 발등과 손가락을 공략했다.
이 녀석들은 계절의 변화를 모르는가 보다.

까불고 있다. 녀석들...
살짝 부풀어오른 발등을 보며 분노의 힘을 빌어 녀석의 핏빛 주검을 보고야 말았다.

언제쯤 이 녀석들 없는 편안한 밤이 올까?
아직 가득찬 액체형 모기약이 조금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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